사모곡(思母曲)
참깨 한 되 메주콩 한 말머리에 이고 읍내 오일장 다녀오신 엄마는 싸구려 꽃무늬 원피스 나에게 입혀 놓고 이쁘다 우리 딸 함박웃음 지으셨다. 코 묻은 내 두 팔에 실타래 걸쳐놓으시면 잰 엄마 손길 보랴 배 불러가는 실패 보랴 어린 나도 덩달아 바빴다. 머리 쭈뼛한 겨울밤 손전등 밝히고 엄마 앞세운 변소 길 엄마 거기 있지 오냐 그래 엉덩이 시린 줄 몰랐다. 달 빛 환한 여름밤 개울가 엄마의 하얀 엉덩이는 참 은근하기도 하였다. 땀띠 돋은 엄마 등 미는 척 젖가슴 슬쩍 만질 때면 간지럽다 고만해라 실랑이가 즐거웠다. 머릿수건 그늘 삼아 밭고랑에 묻혀 산 한평생 술 취한 아버지 당신 고운 얼굴에 푸른 멍 만들어도 엎질러진 밥상 챙겨 다시 내 오던 엄마는 주름 깊은 가슴 가득 병 안고 누우시더니 너 거 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