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안도현 내게 땅 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작가의 詩 2020.09.25
가을소나기 장독대 단디 덮었나 발레 퍼덕 걷어라 마당에 고추도 걷어라 엄마의 입도 발도 정신없이 분답다 비설거지 끝내자마자 장대비가 쏟아진다 엄마야 비올 줄 어째 알고 미리 다 치우라고 했는 공 삶의 당연한 절차들 엄마는 모르는 거 없다가이 비설거지 할거 없는 아파트 저승에서 울 엄마 필시 빙그레 웃으실 게다 허공의 곱지 않는 소리들 설거지하고 싶어 우리 살아가는 일의 한 모서리니라 그냥 참으라고 하실 참인가. 장미를 기다리다 에서 소명 최영옥 시인 작가의 詩 2020.08.30
약해 지지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시바다 도요 작가의 詩 2020.07.10
농부와 시인 풀과 나무와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집을 지으시고 그 집에 살며 곡식을 가꾸셨다. 나는 무엇으로 시를 쓰는 가 나도 아버지 처 럼 풀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시를 쓰고 그 시 속에서 살고 싶다. 김 용 택 섬진강 시인 작가의 詩 2020.07.04
글 쓰기 글쓰기 책 인기 작가 명로진이 제안하는 60~70대 어르신들을 위한 글쓰기 비법 솔직하게 맞춤법 따위는 걱정 마시고 솔직하게 쓰십시오 간결하게 모든 글은 시처럼 짧고 알기 쉽게 써야 합니다. 참신하게 멋 부린 글보다는 구리지 않은 문장이 좋습니다. 인생은 짧고 연필은 깁니다 지금 이 책으로 나이 롱 글쓰기를 시작하세요! 명로진 글 쓰는 노년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나이 롱 글쓰기에서 작가의 詩 2020.07.02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뵐 때마다 돌아오든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든 하늘 바람에 흔들리든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시바다 도요 작가의 詩 2020.07.02
말 무심코 한 말이 사람을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시바다 도요 작가의 詩 2020.06.30
잊는다는 것 나이를 먹을수록 하나씩 하나씩 잊어가는 기분이 든다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래도 외롭다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가는 것의 행복 잊어가는 것의 행복 잊어가는 것에 대한 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시바다 도요 작가의 詩 2020.06.30
연하장 잘 있는 것 같으니까 뭐 됐어 중얼거리며 몇 번이고 아들이 보낸 연하장을 본다 새해 아침이 되면 아버지 생각이 나요 만나면 싸우는 부자였지만 그리웠던 거야 당신이 시바다 도요 작가의 詩 2020.06.28
N레바카 사랑했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대가 얼마나 나를 사랑했었는지 나는 알고 있습니다. 꾸며 낼 수 없는 순수의 눈빛을 지녔으므로 당신의 사랑으로부터 그가 과연 나를 진실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진실한 사랑은 거짓으로 진심으로 사랑하는지를 알려거든 눈빛을 바라본 십시오 눈은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詩 202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