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인 되어 노천명 어느 조그마한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 엮어 마당에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린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작가의 詩 2020.10.08
그리움 나태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자면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작가의 詩 2020.10.08
6월의 고향집 뒤란 목단 홀로 검붉은 울음 뚝뚝 흘리는 6월 돌담의 아랫도리엔 이끼가 수북하고 버짐 핀 숫돌의 얼굴이 뀅하다 파르라니 날 선 낫에 엄지를 대 보며 아버지의 눈가엔 흡족한 주름이 잡힌다. 바소쿠리 가득 지고 온 소꼴 누렁이 앞에 부려 놓으시고 널찍한 등판을 쓰다듬으셨지 밤 물 냄새 구수하던 부엌은 거미줄만 살판났다. 누렁이도 아버지도 하얀 머릿수건 엄마도 다들 어디로 가고 마당 가득 정적만 들어차 있구나 장미를 기다리다 소명 최영옥 시집에서 작가의 詩 2020.10.07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 자리가 자유로 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하여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작가의 詩 2020.10.07
행복한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 합니다. -풀 고갱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을 발견한답니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겐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을 찾는 능력이 있지요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 것이지요 사랑과 행복은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작가의 詩 2020.10.07
행복한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 합니다. -풀 고갱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을 발견한답니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겐 자신의 방식대로 행복을 찾는 능력이 있지요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 것이지요 사랑과 행복은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작가의 詩 2020.10.07
나무 깊은 산 소나무는 기둥감 들봇감 산기슭의 가시나무는 땔감 울타리감 응달의 대나무는 귀한 그릇이 되고 양달의 싸리나무는 흔한 빗자루가 되고 산속엔 수풀 길가에 덤불 나무도 나무 나름 쓸모도 쓰기 나름 이문구 동시 집에서 작가의 詩 2020.10.06
겨울 풍경 팽팽한 하늘이다 이런 날 햇살은 더없이 화창하고 마음 일없이 시리다. 지붕에 얹힌 하늘 결빙된 호수다 기다림처럼 긴 고드름 겨울 풍경 한점 보태고 소명 최영옥 작가의 詩 2020.09.28
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윤동주 시인 작가의 詩 202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