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詩

가을소나기

소포(우종성) 2020. 8. 30. 04:06

장독대 단디 덮었나 

발레 퍼덕 걷어라 

마당에 고추도 걷어라 

엄마의 입도 발도 

정신없이 분답다

비설거지 끝내자마자 장대비가 쏟아진다

엄마야 

비올 줄 어째 알고 

미리 다 치우라고 했는 공 

삶의 당연한 절차들 

엄마는 모르는 거 없다가이 

비설거지 할거 없는 아파트 

저승에서 울 엄마 필시 빙그레 웃으실 게다

허공의 곱지 않는 소리들 설거지하고 싶어 

우리 살아가는 일의 한 모서리니라

그냥 참으라고 하실 참인가.

                  장미를 기다리다 에서 소명 최영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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