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새벽 2시에 부리나게 날아온 음성 메시지 한 줄 "첫눈이 왔어요 " 첫 눈송이 다녀가고 세상은 신부처럼 순결하다고 물기 머금은 목소리가 첫봄 풀빛처럼 파릇하다 첫눈 온다는 달뜬 고백은 이순에 잉걸불로 안겨오는 떨림이다 이제는 아늑한 꿈이거나 펄펄 날던 청춘의 한 때라고 까맣게 잊고 사는데 첫사랑의 첫 그 첫눈에 목이 메는 나는 당신의 신부 당신은 나의 첫사랑 되시네 나늬 사랑 내 어여쁜 者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 온전히 떨림으로 당신을 맞는 이 새벽 세상이 빛으로 환해진다 소리계단 지성의 샘 이현실 제2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