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詩 288

시인의 말

갈대꽃 사이로 새 한 마리가 날아든다. 그 아래 스스럼없이 맨살 비벼대는 마른 풀잎들의 춤 이며 그지없이 평화로운 물풀들의 노래 햇살이 밀어 올리는 그늘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등 뒤에서 힘차게 휘슬 (whistle)을 불어주신 오랜 문우들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 그늘의 안자락에 쉼터를 놓아주고 열매를 달아주신 아바. 아버지 나의 하나님께 이 시집을 벅찹니다. 2020.4 청라 호숫가에서. 안나 이현실

작가의 詩 2021.02.03

첫눈

새벽 2시에 부리나게 날아온 음성 메시지 한 줄 "첫눈이 왔어요 " 첫 눈송이 다녀가고 세상은 신부처럼 순결하다고 물기 머금은 목소리가 첫봄 풀빛처럼 파릇하다 첫눈 온다는 달뜬 고백은 이순에 잉걸불로 안겨오는 떨림이다 이제는 아늑한 꿈이거나 펄펄 날던 청춘의 한 때라고 까맣게 잊고 사는데 첫사랑의 첫 그 첫눈에 목이 메는 나는 당신의 신부 당신은 나의 첫사랑 되시네 나늬 사랑 내 어여쁜 者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 온전히 떨림으로 당신을 맞는 이 새벽 세상이 빛으로 환해진다 소리계단 지성의 샘 이현실 제2시집에서

작가의 詩 2021.02.02

시래깃국

베란다 한쪽에 새끼줄로 엮어놓은 시래기 한 줄 빨래 걷다가 스칠 때마다 마른 살점들이 맥없이 부스러지네 재 몸의 뼈와 살을 겨울 햇살에 순순이 내어주고 어머! 이것 좀 봐 푸른 핏방울 봐 푸르던 잎사귀 시절 겨울 햇살 아래서 도리 없이 까슬까슬한 몸 내어주네 누런 살 냄새가 나면 어떤가 뚝배기에서 보듬고 살라며 보글보글 들려주시는 당신의 목소리 저녁 밥상이 환해지네 소리 계단 이현실 제2시집에서

작가의 詩 2021.01.23

시인의 말

갈대꽃 사이로 새 한 마리 날아든다. 그 아래 스스럼없이 맨살 비벼대는 마른 풀잎들의 춤 이며 그지 없이 평화로운 물풀들의 노래 햇살이 밀어 올리는 그늘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등 뒤에서 힘차게 휘슬(whistie)을 붙어주신 오랜 문우들께 사랑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 그늘의 안자락에 쉼터를 놓아주고 열매를 달아주신 아바 아버지 나의 하나님께 이 시집을 바칩니다. 2020 4 청라 호숫가에서 안나 이현실 소리 계단 이현실 제2시집에서

작가의 詩 202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