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한쪽에
새끼줄로 엮어놓은 시래기 한 줄
빨래 걷다가 스칠 때마다
마른 살점들이 맥없이 부스러지네
재 몸의 뼈와 살을
겨울 햇살에 순순이 내어주고
어머! 이것 좀 봐 푸른 핏방울 봐
푸르던 잎사귀 시절
겨울 햇살 아래서 도리 없이
까슬까슬한 몸 내어주네
누런 살 냄새가 나면 어떤가
뚝배기에서 보듬고 살라며
보글보글 들려주시는 당신의 목소리
저녁 밥상이 환해지네
소리 계단 이현실 제2시집에서
베란다 한쪽에
새끼줄로 엮어놓은 시래기 한 줄
빨래 걷다가 스칠 때마다
마른 살점들이 맥없이 부스러지네
재 몸의 뼈와 살을
겨울 햇살에 순순이 내어주고
어머! 이것 좀 봐 푸른 핏방울 봐
푸르던 잎사귀 시절
겨울 햇살 아래서 도리 없이
까슬까슬한 몸 내어주네
누런 살 냄새가 나면 어떤가
뚝배기에서 보듬고 살라며
보글보글 들려주시는 당신의 목소리
저녁 밥상이 환해지네
소리 계단 이현실 제2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