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詩

첫눈

소포(우종성) 2021. 2. 2. 04:24

새벽 2시에 부리나게 날아온

음성 메시지 한 줄 

"첫눈이 왔어요 "

 

첫 눈송이 다녀가고 

세상은 신부처럼 순결하다고 

물기 머금은 목소리가 

첫봄 풀빛처럼 파릇하다

 

첫눈 온다는 달뜬 고백은 

이순에 잉걸불로 안겨오는 떨림이다 

이제는 아늑한 꿈이거나 

펄펄 날던 청춘의 한 때라고 

까맣게 잊고 사는데 

첫사랑의 첫 

그 첫눈에 목이 메는 

나는 당신의 신부 

당신은 나의 첫사랑 되시네 

 

나늬 사랑 내 어여쁜 者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

온전히 떨림으로 당신을 맞는 이 새벽 

세상이 빛으로 환해진다 

 

소리계단 

지성의 샘  

이현실 제2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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