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맺어준 인연(우암 송시열 )
효종 때의 명재상인 우암 송시열이 어느 날 평상복으로 경기도 지방의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장단 고을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소나기 가 쏟아져 길 가의 주막집으로 들어서 서 무료하게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때 그 고을 무관도 우암이 있는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둘은 무료하든 차에 마침 장기를 두게 되었다. 장기 한판을 두고 나자 무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보아하니 영감은 감투를 쓴 것 같은데 무슨 벼슬을 했소 보리쌀이나 팔아 첩지라도 한 장 받아 천한 신분은 벗어난 게요. 하기사 이런 산촌에서는 그것도 과분하지". 우암은 피식 웃음이 나왔으나 시치미를 떼고 점잖게 말했다. "벼슬이야 뭐 대수겠습니까". 이름이 뭐요? 우암은 대수롭게 말했다. "성은 송이고 이름은 시열이라고 합니다. " 예끼 영감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