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문학관

비가 맺어준 인연(우암 송시열 )

소포(우종성) 2012. 10. 18. 23:14

효종 때의 명재상인 우암 송시열이 어느 날

 평상복으로 경기도 지방의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장단 고을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소나기 가 쏟아져 길 가의 주막집으로 들어서 서

무료하게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때 그 고을 무관도

우암이 있는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둘은 무료하든 차에 마침 장기를 두게 되었다. 

장기 한판을 두고 나자 무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보아하니 영감은 감투를 쓴 것 같은데

무슨 벼슬을 했소 

 

보리쌀이나 팔아 첩지라도 한 장 받아 천한 신분은 벗어난 게요.

하기사 이런 산촌에서는 그것도 과분하지".

 

우암은 피식 웃음이 나왔으나 시치미를 떼고 점잖게 말했다. 

"벼슬이야 뭐 대수겠습니까".

 

이름이 뭐요?

우암은 대수롭게 말했다. 

 

"성은 송이고 이름은 시열이라고 합니다. "

예끼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감히 대학자이시며 재상이신 우암의 존함을 사칭하다니 "

그러면서 우암의 빰을 후려치고는 말을 달려 휑하니 가버렸다. 

 

엉겁결에 무관에게 빰을 맞은 우암은 정신을 차린 후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궁촌의 무관 치고는 대장부 기계가 있구먼 큰 일을 맡겨도 괜찮겠어 

 

그리고는 주모를 불러 그 무관의 신분을 알아내고

그를 평안도 병사로 임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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