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 목단 홀로
검붉은 울음 뚝뚝 흘리는 6월
돌담의 아랫도리엔 이끼가 수북하고
버짐 핀 숫돌의 얼굴이 뀅하다
파르라니 날 선 낫에 엄지를 대 보며
아버지의 눈가엔 흡족한 주름이 잡힌다.
바소쿠리 가득 지고 온 소꼴
누렁이 앞에 부려 놓으시고 널찍한 등판을 쓰다듬으셨지
밤 물 냄새 구수하던 부엌은
거미줄만 살판났다.
누렁이도 아버지도 하얀 머릿수건 엄마도
다들 어디로 가고
마당 가득 정적만 들어차 있구나
장미를 기다리다 소명 최영옥 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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