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詩

6월의 고향집

소포(우종성) 2020. 10. 7. 15:25

뒤란 목단 홀로 

검붉은 울음 뚝뚝 흘리는 6월 

돌담의 아랫도리엔 이끼가 수북하고 

버짐 핀 숫돌의 얼굴이 뀅하다 

파르라니 날 선 낫에 엄지를 대 보며 

아버지의 눈가엔 흡족한 주름이 잡힌다.

바소쿠리 가득 지고 온 소꼴 

누렁이  앞에 부려 놓으시고 널찍한 등판을 쓰다듬으셨지 

밤 물 냄새 구수하던 부엌은 

거미줄만 살판났다.

누렁이도 아버지도 하얀 머릿수건 엄마도 

다들 어디로 가고 

마당 가득 정적만 들어차 있구나 

 

             장미를 기다리다  소명 최영옥 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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