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너만 가거라
세월아 이젠 너만 가거라 壬辰년도 가고 己巳 년이 내 앞에 또 왔으니 두 번째 만남이다 내 인생 돌아보니 허무했던 시간보다 정신없이 뛰었던 사업과 직장에서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 그 시간만 내 삶이었다 나는 아직 청춘에 살고 있다 후회 없이 살아온 내 인생 76년 학창 시절엔 세상에 나가면 모든 게 내 것이려니 꿈꾸던 철없든 꿈 만만찮은 인생사 이것이 현실이라 생각하니 너무나 허무하구나 마무리를 할 때가 온 것인가 세월 속에 늙은 내 몸 읽었던 수많은 책들 그리고 남은 것은 넋두리뿐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 눈앞에 나이를 운운하며 내 발목을 붙잡으려 하는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세월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고향 떠나 반세기 떠도는 나그네 인생길 아쉬움만 남은 나그네 세월 너만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