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 때의 일 반 세기도 지난 55년 전
내 나이 20세 때 일이다. 6촌 형님과 같이 고향 하의도
상태면 에서 하태 누님 이 살고 있는 염전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먼 거리
거기다가 겨울 눈 이 많이 와서 세상은 온통 하얗게 눈 덮인 길을
형님과 두리서 걸어가는데 사람 이라고는 우리 형제뿐 이 였다.
형님과 나는 눈 을 맞으며
상태면 에서 하태면 까지 걸어서 누님이 시집가서 사는
누님 집에 도착하였다.
먼 길 눈 길을 걷는 즐거움의 날이었다.
그 마을에 사는 처녀 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집 사정을 알아보니 아버지는 한의원을 하시고
아들 은 고등학교 나의 후배이고
처녀는 나 보다 한 살 위 니까
21살 꽃 처녀 중학교 졸업하고
집에서 엄마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까지 알고
첫 선 보러 혼자서 그 집을 찾아갔다.
방 안에는 한의원답게 여러 가지 약제를 걸어 놓고
말리기도 하고 아버지는 약제를 손질하고 계셨다.
나는 인사를 정중히 드리고
나의 소개를 하고 무례하게 찾아와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고
여러 가지 집안 사정을
묻기에 대답하고 때가 점심때 다되어
점심 상이 나와 점심을 잘 먹었다.
인사를 정중히 하고 나오려는데
학교 졸업하고 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돌아왔다.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할 옛 추억이다.
우리가 하의 도에 살아 으면
그 처녀와 결혼했을 수 도 있었을 것이다.
나 보다 한 살 위 그 처녀
내가 생각해보면 그 어린 나이에 용기
어데서 나왔는지 우습기만 하다.
우리는 하의도에서 3년 후 이사를 하고
인연은 그날 첫선 보든 날이었다.
제대로 처녀와는 한마디 말도 없었고
그 처녀는 나의 초등학교 후배 대리로 결혼하여 살았는데
그 남자는 세상을 달리 한 지 오래된 것을 알았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사랑 다운 사랑 한번 해보지 못하고 인연이 아닌지
그 후 먼발치에서도 보지 못하고
추억으로 남 는 여인
지금 은 할머니 가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