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詩

단풍 나무

소포(우종성) 2012. 2. 24. 20:57

아무리 물을 퍼 올리고 햇살을 모아도

 잎을 키워내기는커녕 에너지가

 소진된 너는 불덩이 같은 몸살을 앓았어

그때야 사람들은 잎이 아닌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찬사를 해주었어 

붉은 열꽃에 시달리는 너를 보려고

 사람들은 숨 가쁘게 올라야 하는

 높은 산도 마다하지 않았어

세상일이란 참..

단풍잎아!

서울의 북한산 경기도의 소요산 충청도의 속리산 강원도의 설악산

 전라도의 지리산 경상도의 주왕산 이름난 명산에서 

너를 찬미하는 소리가 들리니?

이축제가 너의 마지막 진혼제임을 그 사람들은 알까?

기나긴 무명시절의 서러움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온몸의 절규임을 알기나 할까?

산하를 온통 붉은 잎으로 붉은 잎으로 물들이는

너의 붉은 열꽃을 보면서

이렇게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마지막까지도 잎의 소명을 다한 이인자의 삶이 

뿜어낸 내공 때문 일거야 

떠나더라도 이 사실만은 꼭 잊지 말아 줘 

만인의 박수를 받고 퇴장하는 네가 진정한 일인자였다는 것을

  아동문학가 정 명숙 꽃보다는 지난가을 단풍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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