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실 마루 위에 세 자식이 큰절하며
새해와 생일 하례 보는 이 애끓는다.
아내여 서러워 마라 이 자식들이 있지 않소
이 몸이 사는 뜻을 뉘라서 묻는다면
우리가 살아온 서러운 그 세월을
후손에게 떠 넘겨주는 못난 조상아니고저
추야장 긴긴 밤에 홀로 누워
나랏일 생각하며 전전반측 잠 못 잘 때
명월은 만건곤하나 내 마음은 어둡다.
둥실 뜬 저 구름아 너를 빌려 잠 시돌자.
강산도 보고 싶고 겨레도 찾고 싶다.
생시에 아니 되겠으면 꿈이라면 어떨까.
작자 김 대중
1982년 1월 6일 생일날
자식들이 면회실에 찾아와 인사를 하는 모습을 그리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