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도 농민운동사 - 김학윤 지음
2/4분기 원북 원신안으로 선정된 하의도 농민운동사를 보면서 토지에 대한 애착과 애환, 그리고 그를 지켜내기 위한 피와 땀이 얼마나 고귀한지 알게된 것 같다. 토지 항쟁은 하의도 외에도 내고향 암태에도 토지항쟁 기념비가 있다. 우리가 맘놓고 그 땅을 밟을 수 있고 그 위에서 맘놓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총과 칼 그리고 권력앞에서 결코 무릎꿇지 않고 내땅을 우리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들은 어떠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의도 땅 분쟁의 역사는 조선시대 인조가 정명공주에게 농지 20결에 대하여 4대손까지 세미를 받아먹도록 한 것에서 풍산홍씨의 욕심으로 인하여 땅 주인이 350여년 동안 아홉번이나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하의도에 가면 하의도 토지항쟁 기념관이 있다.
이 책을 읽기 한달전정도에 출장갔다가 우연히 들러 그곳의 토지항쟁 사연을 들으면서 아픈 과거와 자랑스런 조상들의 피와 땀냄새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었는데
마침 토지항쟁 도서가 선정되어 출장가면서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도 끝까지 읽었다.
읽고 나서 바로 후기를 썼더라면 내 맘 곳곳에서 용솟음치는 항거들을 그대로 표현했을텐데 몇달이 지난뒤 쓴 후기라 잘 써지지 않는다. 다만 수난의 역사에 하의도 주민들의 토지를 지키기 위한 피눈물나는 항쟁은 그대로 내 가슴에 남아 있다.
토지를 찾고나서 지른 함성은 아직도 내 귀에 쟁쟁하게 울린다.
김학윤 선생의 고향사랑하는 마음으로 집필하신 토지항쟁사는 우리 후손들에게 큰 교훈이고 자긍심이라고 해도 될것 같다.
땅을 생명처럼 여기로 오로지 농사만이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던 사람들의 불굴의 의지로 자신들의 땅과 권리를 되찾은 하의도 토지항쟁사... 그 정신은 내 가슴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을 듯 하다.
삼백 삼십 삼년 뒤에 부르는 노래 - 최하림(시인)
백년,/ 백년,/ 그리고 또 수백년, / 연꽃섬에 연꽃은 피어나지 않고 /어둠이 천장만장 내려앉은 들길에서/울부짖으며 일어섰다/ 시하바다 건너가고 건너오는/ 파도처럼 파도 위 바람뉘처럼/ 두 팔 걷어 붙이고/ 몽둥이 들고/ 쇠스랑 들고/ 긴 낫 들고/ 우리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피땀흘려 개간한 땅을/ 어느 날 정명공주에게 사여할 궁방전으로 빼앗기고/ 또다시 개간한 땅을 공주의 후손들이/무단으로 빼앗았을 때/ 맨발로 천리길을 걸어 올라가/ 우리는 궁궐 앞 신문고를 지잉지지잉지잉/ 두들겼다 두들기며 외쳤다./우리땅을 돌려 달라고,/ 우리 땅을 돌려 달라고
한말에도 일제강점기에도 해방뒤에도/매국노와 탐관오리와 협잡꾼들,그리고/바다건너온 일본놈들과 일본놈의 앞잡이들이/총칼로 우리 땅을 빼앗았을 때/ 총칼에 맞서서 우리는 천번이고/만번이고 외쳤다 웅곡리 선착장에서/놈들의 총칼에 쓰러지던 형제도/피흘리면서 외쳤다/우리는 쓰러지되/다시 일어선다고
아아 형제의 한마디는 수천의 말이되고/수천의 말들은 뇌성벽력 되고 폭풍우되어/하늘을 울리고 바다를 덮었다/그리하여 마침내 우리 땅은 우리 것으로 돌아왔다/사람들은 모두 한길로 뛰어 나오고/까막까치 이 논에서 저 밭으로 날아 오르고/바닷새들이 끼루룩 끼루룩 울었다/우리는 우리 땅을 쟁기질하고 써레질하고/씨뿌리고 거름주어 황금의 수확을 거둬들였다/그날 어느 누가 시하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던가/그는 시하바다의 파도를 보았던가 파도 위 바람뉘를 보았던가/아니다 그는 바다를 건너가고 건너오는/역사의 시간들을 보고있었다/역사의 마디마디에 맺힌/피눈물을 보고있었다
아아 역사는 오늘도 피눈물 흘리며/바다를 건너가고 건너온다 우리는/역사의 피눈물을 똑똑히 본다/똑똑히 보면서 연곷섬의 연꽃을 한 소리로 노래한다/평화이고 평등인/섬/하나이고 수천으로/바다 가운데 두둥실 떠오르는/아아/하의여!/눈부신 하의여!
토지항쟁의 역사를 시로 너무나도 절절하게 표현해 놓아 가슴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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