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문학관

편지

소포(우종성) 2022. 9. 18. 14:16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보리수나무 거칠게 출렁이고 

달님은 나뭇가지 사이로 

내방을 엿보고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랑하는 연인에게 

긴 편지를 썼습니다 

달님이 편지 위를 비춰줍니다

 

부드럽고 고요한 달빛이 

글 자위를 스쳐갈 때 

내 마음 너무 슬퍼서 

잠도. 달님도 저녁기도도 잊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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